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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프린팅하다 서울 팹랩 - 김동현 서울 팹랩 디렉터
2018-02-28

내 입맛에 딱 들어맞는 제품은 없을까?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여기서 이 부분이 조금만 더 강조되면 좋겠고, 이건 조금 더 유연했으면 좋겠어. 어딘가 조금 아쉬운 기성 제품들. 다들 이런 생각을 한 번씩 해보았을 것이다. 나는 이곳을 다녀와서 이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왜 생각만 해? 팹랩 서울에 한 번 가봐. 팹랩 서울에서는 머릿속에 든 생각을 현실화할 수 있다구~ 글 | 김한울 기자 사진 | 양은영 기자

 

김동현 서울 팹랩 디렉터
전자 공학과 기계 공학을 전공했다.
전자와 기계를 결합해서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다 3D 프린터의 존재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타이드 인스티튜트의 서울 팹랩부터 함께해 현재 랩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메이커 문화가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문화 프로그램들과 워크샵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관리한다.

 

INTERVIEW

 

Q. 3D 프린터가 있는 이곳 팹랩은 무얼 하는 공간인가요?
팹랩은 Fabrication Laboratory의 준말이에요. 무언가를 제조할 수 있는 연구실이라는 개념으로, 3D 프린터나 레이저 커터 등 다양한 디지털 제작 장비를 보유한 디지털 제작 공방이에요.

 

Q. 세운상가에 위치한 이유가 궁금해요.
세운상가는 전자 상거래가 이루어지기 전에 전자 산업의 메카였어요. 그러나 인터넷 상거래의 발달, 세운상가 사람들의 집단적 이주로 ‘무엇이든 다 만들 수 있는 곳’이라는 영광은 뒤로 하게 되었는데요. 저희는 우리나라의 창업문화를 알리자는 계기에서 출발한 타이드 인스티튜트라는 비영리 사단법인을 운영 중이었고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제조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세운상가는 그런 의미로 접근하기 아주 좋았어요. 특히 주변 방산시장이나 재료 수급하기 좋은 곳들이 많기도 하고요.

 

Q. 세운상가에 계시는 메이커 분들과 교류가 생길수도 있겠어요.
맞아요. 한번은 저희가 새로운 형태의 악기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장인 분들과 크리에이터들이 팀을 이뤄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적도 있어요. 그때 멘토로 아이디어를 주시거나 실질적인 기술 도움을 주시기도 했어요.

 

Q. 메이커들과의 교류뿐만 아니라 다른 활동들이 또 있나요?
많은 활동들이 있어요. 방학 시즌에는 ‘팹틴’이라는 틴에이저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요. 아이들이 상상하는 것을 스스로 만드려면 생각하는 능력, 만드는 능력을 배양해야 하는데 그것을 위해 디자인 띵킹부터 디지털 제조 장비를 다룰 수 있게 교육까지 해요. 디자인 제품이 생명력을 얻으려면 전자회로가 들어가야 하는데요. 이것을 피지컬 컴퓨팅이라고 해서 아두이노와 같은 것들을 만들 수 있는 교육까지 진행하고 있죠. 최근에는 ‘메이커 아카데미’라고 종합적인 프로젝트로 목표를 설정해 일련의 도구들을 학습하고 프로토타이핑 해내는 교육도 진행하고 있어요. 메이킹 마라톤이라는 ‘메이커 톤’도 진행하는데 디자이너, 기획자, 마케터, 엔지니어, 테크니션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팀을 이뤄요. 목표를 던져주고 무박 이일이라는 한정된 시간동안 만들며 목표한 바를 단기간에 이뤄내는 성취감도 느낄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요. 도서산간 같은 경우 디지털 제조 장비를 보유하기가 힘들잖아요. 저희가 트럭에다가 제조장비들을 싣고 그런 지역들을 찾아다니면서 초등학생들과 혜택을 못 받는 사람들을 위해 교육을 진행하는 ‘팹트럭’도 있어요.

 

Q. 3D 프린터가 생소한 학생들에게 소개를 해주세요.
상상하는 것들을 실제화 해주는 기계라고 보면 돼요. 그림판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워드에서 문서를 만들었을 때 프린팅하는데 이것을 3D로 출력해줄 수 있는 게 3D 프린팅이에요. 재료로 하나씩 하나씩 도면을 쌓아가는 적층방식이죠. 기존의 방식들은 깎아서 만들기 때문에 소모되는 재료들이 많았어요. 반면 3D 프린터는 출력한 재료만 사용하기 때문에 낭비되지 않아요. 요즘 많이 쓰는 저가형 프린터 20만원에서 100만원 사이의 제품들은 글루건과 비슷한 원리라고 생각하면 돼요.

 

Q. 사용하기 이전에 충분한 공부가 필요하겠어요.
크게 어렵지 않아요. 3D 프린터 자체는 생산을 목적으로 한 도구이기 때문에 콘텐츠를 컴퓨터에다 입력하고 출력해줄 뿐이에요. 다만 모델링 과정은 정도에 따라 쉬울 수도 있고 어려울 수도 있죠. 그림을 그리더라도 그림판에서 그리는 것과 일러스트레이터에서 그리는 것은 차이가 있잖아요. 초등학생들이 클릭 몇 번해서 모델링 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건축 산업현장에서 하는 모델링과 천지 차이죠.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는 자신만의 시간을 들여 기술력을 키워야겠죠. 이 부분이 조금 더 지향해야 하고 심혈을 기울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요?

 

 

Q. 3D 프린팅 기술이 예술 분야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요?
제일 먼저 하나의 새로운 도구라고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디자인에 대입하면 상상의 폭이 넓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죠. 디자인은 현장에 맞는 제조 공정을 고려한 작업을 해야 해요. 기존의 제조 공정 속에서는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이 나오기 쉬웠어요. 하지만 디지털 제조, 3D 프린팅 기술이 등장하면서 기존의 공정을 완벽하게 바꾸게 되었어요. 예를 들어 제조 공정을 고려해 일일이 작은 부품까지 만들어야 하던 일도 한 번에 출력할 수 있게 된 거죠. 디자이너들도 제약조건이 없어진 상태에서 상상력을 마음껏 그려낼 수 있는 세상이 오게 된 거에요.

 

Q. 아직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있겠죠?
현재 기술 수준에서의 단점이라면 여러 가지가 있어요. 소재의 제약성, 내구성, 생산 속도. 하지만 이런 것들은 모두 기술로 극복이 가능하죠. 이미 지금도 이런 단점들을 보완하려는 움직임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어요. 저가형 프린터들도 다양한 소재들을 사용할 수 있게 마련되어 있고 그보다 더 고가의 프린터들은 티타늄은 물론 상상할 수 있는 금속들 모두 출력할 수 있어요. 심지어 세라믹까지도요. 내구성에 관한 연구들도 이루어져서 산업 현장에 쓰일 수 있을 정도에요. 생산 속도도 현재보다 열배 빠른 프린터들이 개발되고 있어요. 그 회사의 목표는 백배 빠른 프린터를 개발하는 것이죠. 기술은 계속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요. 동시에 가격도 굉장히 저렴해지고 있죠.

 

Q. 3D 프린팅 기술에 관심있는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이제 3D 프린팅 교육과 코딩 교육이 제도권 교육에 들어가고 있어요. 누구나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생각해요. 벌써 프린터나 코딩교육의 열풍이 불어 학원들이 성행하고 있어요. 이런 새로운 기술들이 등장할 때마다 기술적으로 소외되면 안 된다는 조급한 마음에 학원에 등록하고 억지수용하려는 양상들이 많은데요.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도구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수용 여부는 본인의 판단입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목적을 가지고 디자인하는 이유가 내 주변, 내 가족들이 겪고 있는 문제, 국가의 문제, 더 나아가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여러 가지 도구가 필요하잖아요. 수용할지 말지는 강압적으로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본인들이 한 번 활용해 본다면 그 필요성을 느낄 거예요. 스스로 필요하다 느끼고 학습하고 수용할 수 있는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마법의 만능상자라고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나에게 내가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 새로운 손이 생겼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1) 아두이노 : 손바닥 컴퓨터, 제품을 움직일 수 있는 센서를 장착할 수 있는 작은 회로
2) 프로토타이핑 :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전에 타당성의 검증이나 성능 평가를 위해 미리 시험삼아 만들어 보는 모형제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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